한인이민사 영욕 함께한 세탁업계 팬데믹 이후 총체적 위기, '극복 어려워'
진예영 인턴기자
미국 한인 이민역사와 늘 함께하는 대표적인 사업체인 세탁 업계가 팬데믹의 타격과 인플레이션을 빗겨가지 못했다.
팬데믹으로 매출이 감소하여 경영위기를 맞고 있는 세탁 업계가 서비스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워싱턴지역 한인세탁업소 드라이클리닝 비용은 가을 코트 23달러, 겨울 아우터 30-40달러 선으로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 8%나 상승했다. 지난 5월 전국 세탁 및 드라이클리닝 서비스 가격은 전년대비 10.1%나 상승해 같은 기간 소비자 물가상승률 8.6%를 앞질렀다.
팬데믹 이전 버지니아와 메릴랜드를 포함한 워싱턴 지역 세탁 업소들은 약 2000개 이상이었지만 최근 들어 1/3에 달하는 세탁업소들이 문을 닫거나 사업을 축소했다. 미국내 세탁업을 한인들이 거의 독점하고 있다는 점에서 세탁업을 하는 모든 한인들이 이마를 짚고 한숨만 내쉬는 상황이다.
10대 때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 온 충 화이트 사이즈씨는 남편 그레이 화이트사이즈씨와 함께 북버지니아로 이사한 후 세탁소를 운영했지만 지난 1월 세탁소를 완전히 정리했다고 밝혔다. 그들이 운영한 우번 클리너스 세탁소는 급여 보호 프로그램을 통해 두 차례 대출을 받았지만 '당분간' 운영에 도움이 될 뿐 세탁소를 부활시키기엔 역부족이였다고 밝혔다.
메릴랜드, 버지니아, 웨스트 버지니아 지역의 350개 매장을 대표하는 중부대서양세탁협회(Mid-Atlantic Association of Cleaners)의 전무이사인 피터 블레이크씨는 올해 말까지 업계의 약 10~15%의 매장이 폐쇄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폴리백, 화학 세제, 스팀다리미, 행어 및 천연 개스 등 유틸리티의 가격 뿐만 아니다. 세탁소 업주들이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따로있다. 바로 에너지와 인건비 상승이다.
한 대형 세탁업체는 팬데믹 이후 직원수가 150명에서 105명으로 줄었지만, 지난해보다 직원 급여에 30만 달러를 더 지출했다. 세탁소 운영 비용도 더 비싸졌다. 기계에 전력을 공급하는 데 사용하는 천연 개스 가격이 지난 18개월 동안 52%나 올랐다.
6000명 회원이 있는 세탁연구소(Dry Cleaning & Laundry Institute)에 따르면 운영비가 치솟고 매출이 줄고 팬데믹으로 재택근무가 증가하면서 전국 세탁소의 30%가 문을 닫았다.
한편 팬데믹 이후 한인 세탁소들의 경영난을 함께 해쳐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미주한인세탁총연합회(회장 이동일)는 지난 5월 버지니아를 방문해 24시간 무인 세탁소를 소개했으며 단체 보험, 고객 관리를 위한 포인트 시스템 등의 팬데믹 이후 매상 증가를 위한 설명회를 가진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