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 기로’에 선 래리 호건의 벨트웨이 확장
연방 환경평가 프로젝트에서 제외
연방 예산 획득 당분간 물 건너가
KHS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가 수년에 걸쳐 야심 차게 준비해온 벨트웨이 확장사업이 중대한 암초를 만났다.
메릴랜드, 버지니아, 워싱턴DC 교통개발정책위원회는 16일 투표를 통해 호건 행정부의 최우선 역점사업인 270번 고속도로, 495번 벨트웨이 및 메릴랜드와 버지니아를 연결하는 아메리칸 리전 브릿지의 확장 사업을 연방정부가 지정하는 환경평가 연구 프로젝트에서 제외하기로 표결을 통해 결정했다. 이는 사업에 절대적인 연방정부의 예산지원이 사실상 물 건너 간 것을 의미한다.
표결은 해당 사업을 환경평가 연구에서 제외하는 데 찬성 16, 반대 13, 기권 4로 결정됐다. 표결에 참여한 DC의회 찰스 앨런 의원은 “(사업이) 연방정부의 각종 허가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번 표결로 개발사업은 사실상 중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반 글라스 몽고메리 카운티 의회 의원 역시 “이번 표결은 호건 주지사가 제청한 도로 확장사업에 대한 불신이 작용했다”면서 “대다수 위원들은 이번 사업 준비과정에서 기초 환경영향평가가 부실했다고 결론 지었다”고 밝혔다.
표결에서는 북버지니아 및 메릴랜드의 거의 모든 지역 대표들이 이번 사업에 대한 반대입장을 확실히 했다. 메릴랜드 교통부는 대변인 성명을 통해 “교통체증에 신음하는 주민들의 바람을 무시한 표결”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교통부는 이같은 표결이 단순한 연방정부 예산지원은 물론 사업예산 조달의 중요한 축인 기업투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래리 호건 주지사는 이번 표결에 대한 입장을 현재까지 밝히지 않고 있지만, 교통부는 연방정부의 예산지원 없이 사업을 밀고 나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이번 표결이 공화당 주지사인 래리 호건 주지사를 신임하지 않는 민주당 지역 정치인들의 ‘딴지’로 보는 시각도 일부 존재해, 워싱턴 지역 주민들의 바람인 벨트웨이 확장 사업이 정치적 함의로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높다.
실제로 지난 5월 북버지니아 시민교통연맹 등 60여 개 지역 단체가 메릴랜드 주정부를 향해 495벨트웨이의 아메리칸 리전 브릿지 확장공사를 촉구한 바 있다. 메릴랜드 몽고메리 카운티와 버지니아 페어팩스를 연결하는 유일한 교통수단인 아메리칸 리전 브릿지는 워싱턴 지역 최대 교통체증 구간 중 하나로 30여 년 전부터 확장 필요성이 제기됐다. 그러나 확장사업은 지역정부 선출직 공무원들의 정치적 이해관계 탓에 진척을 보지 못했다. 당시 이들 단체는 공동성명서를 통해 “아메리칸 리전 브릿지는 워싱턴지역의 심장과도 같은 곳으로 이곳을 확장한다면 버지니아 페어팩스 카운티 타이슨스와 메릴랜드 몽고메리 카운티 베데스다를 익스프레스 버스 노선 등으로 만성적인 교통체증을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사업은 래리 호건 주지사가 취임한 지난 2017년부터 추진됐으나 환경영향평가에서 카운티 정부가 배제되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사업은 아메리칸 리전 브릿지 확장 외에도 버지니아 495 벨트웨이에 설치된 익스프레스 차선을 메릴랜드까지 연장해 270번 도로에도 유료도로를 설치한다는 계획을 포함한다. 사업은 민간에서 110억 달러의 자본을 투입받아 진행되는 민관합동 프로젝트다. 민간 투자사업체들은 구간에 건설되는 톨로드의 권한을 쥐게 된다. 주정부는 예상대로 사업이 실시되면 지역 교통체증이 크게 줄어들며, 인구가 급증하는 메릴랜드 서북부 지역과 북버지니아 주민들의 삶의 질이 향상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번 교통개발정책위원회의 결정으로 중대한 암초를 만난 래리 호건 주지사의 역점사업이, 예정대로 진행될지 여부에 워싱턴 지역사회가 주목하고 있는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