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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탓에 “팁 인심 야박해졌다”

koreadaily.com 설문조사
10% 이하 팁 응답률 21%로 급증
김현수 기자, 류정일 기자
"모든 가격 중에 음식 값이 가장 올랐는데, 팁까지 올려주고 싶지는 않네요."


버지니아 페어팩스에 거주하는 김모씨는 최근 애난데일 한식당에서 16달러짜리 메뉴를 시켜먹고 팁으로 2달러만 줬다. 몇 달 전만해도 10달러 정도였던 음식가격이 올라 팁을 더 주긴 힘들었다며 “눈치가 보였지만 꾹 참았다”고 설명했다.

매월 고공 행진하는 인플레이션 앞에서 소비자의 팁 인심이 야박해진 것으로 조사됐다. 본지가 지난 6~10일 웹사이트(koreadaily.com)를 통해 외식 관련 팁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10% 이하의 팁을 준다는 응답은 21%로 지난해 7월 조사 때 15%보다 6%포인트 늘었다.〈표 참조〉

약 1300명이 참여한 이번 설문조사에서 가장 많은 응답자인 46%는 11~15% 팁을 준다고 답했다. 지난해 7월 조사 때 45% 응답률과 비교하면 1%포인트 소폭 늘어난 것이다. 반면 16~20% 팁을 준다는 응답자는 지난해 7월 34%에서 이번에는 29%로 줄었고, 21% 이상이라고 답한 경우도 7%에서 5%로 감소했다.

애난데일 지역 한 식당 관계자도 “최근 수개월 사이에 팁이 확실히 줄었다”며 “주로 음식값의 15% 안팎이 많았는데 요즘은 1~2달러만 주는 손님도 늘었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은 오른 외식비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한인타운 회사원 이 모씨는 “세금과 팁까지 더해 15달러 아래로 점심을 해결하기 어려울 정도로 음식값이 올랐다”고 말했고, 강 모씨는 “결제할 때마다 계산기 앱 꺼내서 따져보고 결국 반 내림해서 팁을 준다”고 털어놨다.

이는 한인들이 이용하는 식당만의 현상은 아니다. 주류 크레딧카드 프로세싱 업체인 ‘스퀘어’가 회원사를 대상으로 지난 1년간 조사한 결과, 대부분 업종에서 팁 감소가 확인됐다. 스퀘어에 따르면 지난해 3월 대비 지난 2월의 커피숍과 카페 등 퀵서비스 레스토랑 팁은 17.2%에서 15.2%로 줄었다.

또 미용실 등 뷰티 업소의 팁도 25.4%에서 24.9%로 낮아졌으며, 전화나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경우에 금액을 떠나 팁을 받는 경우도 85.7%에서 84.4%로 줄었다. 대신 풀 서비스 레스토랑의 평균 팁은 16.4%에서 18.2%로 늘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만난 한 바의 업주는 “원가가 올라 맥주 가격을 6달러에서 6.5달러로 올렸더니 팁이 1달러에서 50센트로 줄었다”고 말했고, 미용실 업주는 “예약과 결제 앱을 도입했는데 남성 커트의 경우 현찰로 결제할 때는 평균 15달러였던 팁이 5달러로 줄었다”고 전했다.

스탠퍼드 경영대학원의 쿠와비나 돈커 교수는 “팬데믹 중에는 소비자들이 달라진 환경에서 팁을 통해 감사를 표시했다”며 “그러나 인플레이션이 계속 심각해진다면 전반적으로 팁은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