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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DC에서… 대법원 앞 ‘분신자살시위’

분신자살 기후운동가, 추모 분위기
극심한 고통, 소리도 안 내
기후변화 대책을 촉구하며 워싱턴D.C.에 소재한 연방대법원 앞에서 분신자살한 기후운동가 윈 알렉 브루스(50)를 추모하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대법원 분신자살사건 직후 DC경찰 및 헬기 등이 출동했다.
대법원 분신자살사건 직후 DC경찰 및 헬기 등이 출동했다.

그는 지구의 날인 지난 22일(금) 오후 6시 30분 연방대법원 건물 앞 계단에서 분신했으며 23일 오후 병원에서 사망했다. 목격자들은 브루스가 몸에 불을 붙인 후 60초 동안 극심한 고통에도 불구하고 근처의 분수대로 달려가지 않았으며 신음소리 조차 내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후 경찰이 소화기로 화재를 진압한 후에도 여전히 꼿꼿이 앉아 정자세를 유지했다.

사건 현장에 있었던 사진작가 르네 게이지는 경찰의 화재 진압 후 한참의 시간이 흐린 뒤에 촬영을 했으나 여전히 차분한 모습이었다.

브루스는 독실한 불교신자로 알려져있으며 기후변화 이슈를 주로 제기해온 환경운동가로, 콜로라도주 볼더에서 사진 스튜디오를 운영해 왔다. 그의 소셜미디어에는 불교와 환경에 관한 포스팅이 주를 이뤘다. 지난 3월 29일 남긴 마지막 게시물에는 “이것은 농담이 아니라, 우리가 직접 숨 쉬는 것과 관련된 문제로, 깨끗한 공기가 필요하다”라는 내용이 실렸다.

그의 아버지 더글라스 브루스(78세)는 “윈은 나의 유일한 자식이기에 그의 죽음은 엄청난 고통이지만, 나는 그가 택한 죽음의 방식을 존중한다”고 전했다.

지난 2018년에도 환경운동가였떤 데이빗 버클 변호사(당시 68세)가 화석연료 사용 금지를 주장하며 뉴욕의 한 공원에서 분신자살했다.

그는 자살 전 언론에 보낸 유서를 보내 분신자살에 익숙하지 않은 미국인들을 놀라게 했다. 1970년대 메릴랜드 볼티모어에서도 베트남전 반대 시위를 주도하던 노먼 모리슨이 분신자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