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적 복수국적 문제로 회견을 하고 있는 관계자들. 우로부터 전종준 변호사, 에릴아니 리 양, 임국희 변호사.
시민권자인 아버지와 영주권자인 어머니 슬하에서 태어난 버지니아 센터빌 거주 엘리아나 리(23. 한국명 이민지) 양이 한국 국적법의 ‘선천적 복수국적’제도 때문에 불이익을 받았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는 복수국적 문제로 인한 첫 번째 여성 헌소 제기라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는데, 2-3주 후부터 본격 심의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헌소 청구인 엘리아나 리의 대리인인 전종준, 임국희 변호사는 22일 애난데일 소재 한식당 ‘한강’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엘리아나 리 양이 2020년 10월 공군 선발시험에 응시하여 우수한 성적을 받고 합격이 유력했으나, 신원조회 과정에서 본인이 선천적 복수국적이라는 사실을 모른 채 ‘No’라고 대답했다가 탈락하는 아픔을 겪었다”며 한국 국적법의 심각한 내용의 헌소를 지난 18일 접수했다고 밝혔다.
현행 국적법상 어떤 사람이 미주에서 출생했더라고 부모 중 한 명이 한국인이면 선천적 복수국적자가 된다.
엘리아나 리의 경우 2010년 국적자동상실제도가 폐지됨에 따라 국적 이탈신고를 반드시 했어야만 했는데 국적법 내용을 미처 접하지 못해 등한시한 것이 잘못이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한 그는 갈수록 꼬여만 간 실타래를 풀지 못하고 결국 지난 1월 공군 입대를 포기하고 말았다.
이번 헌법소원을 추진한 전종준 변호사는 “선천적 복수국적 여성의 헌법소원을 통해 한국 국회에서는 하루속히 여성 뿐만 아니라 남성의 국적 자동 상실제도를 부활하여 인권침해를 해소하는 동시에 한인 2세들의 정계나 공직 진출을 장려하는 개정법을 속히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현재 워싱턴을 비롯해 전역에서 선천적 복수국적에 해당되는 한인 이민 2세는 약 20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