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비상이다. 총기난사범죄가 전염병처럼 확산되고 있다.
21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유밸디 초등학교 총기참사사건의 여운이 가시지도 않은 지난 주말, 최소 세 건의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주말이 시작된 3일 밤, 버지니아 체스터필드에서 야외 졸업식 파티 중 총격전이 벌어져 20대 남성 1명이 숨지고 7명이 부상당했다. 4일 밤에는 필라델피아 도심 유흥가에서 복수의 총격범이 군중을 향해 마구 총을 쏴 최소 3명이 숨지고 최소 11명이 다쳤다. 몇시간 후인 5일 새벽에는 테네시 주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3명이 사망하고 14명이 부상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테네시 총기 난사사건은 이날 새벽 2시 40분께 테네시 채터누가의 한 나이트클럽 인근 도로에서 발생했다. 이로 인해 14명이 총상을 입었고, 3명은 현장을 피하려다 차에 부딪혀 교통사고를 당했다. 2명은 총상으로, 1명은 교통사고로 각각 목숨을 잃었고, 일부
피해자들은 중태다.
채터누가 경찰서장은 여러 명이 총을 발사했다면서 앞으로 복잡한 조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채터누가에서는 지난주에도 시내 상업지구에서 총격전이 벌어져 청소년 6명이 부상하는 일이 있었다.
버지니아 체스터필드 총격사건은 파티 중 참석자간의 싸움으로 시작됐다. 파티에는 50∼100명이 참석했고, 피해자들의 연령대는 16세에서 21세까지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파티 참석자끼리 2차례 싸움이 벌어진 가운데, 최소 4개의 서로 다른 총이 발사된 흔적이 발견됐다. 다만 체스터필드 경찰 관계자는 4명이 총격전을 벌인 것인지는 아직 분명치 않다고 말했다.
필라델피아 경찰이 사우스 스트리트 사건현장을 검증하고 있다. 피묻은 외투가 당시의 참혹함을 보여준다.
필라델피아 사우스스트리트 유흥가에서 벌어진 총격 사건에서는 복수의 총격범이 군중을 향해 마구 총을 쏘며 벌어졌다.
사건으로 최소 3명이 숨지고 최소 11명이 다쳤다. 사망자 중 2명은 남성이고, 1명은 여성으로 확인됐다. 필라델피아 경찰 고위 간부인 D.F. 페이스는 기자회견에서 “총격이 시작됐을 때 다른 주말과 마찬가지로 사우스 스트리트를 즐기는 수백 명의 시민이 있었다”면서 “순찰 중이던 경관들은 복수의 총격범들이 군중을 향해 총을 쏘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한 경관이 총격범 중 한 명을 겨냥해 총을 쏘자 이 총격범이 총기를 버리고 달아났으나, 그가 총탄에 맞았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페이스는 설명했다.
현장에 있던 목격자 조 스미스(23)는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와의 인터뷰에서 총성을 듣자 최근 미국 다른 지역에서 벌어진 총기난사 사건들이 떠올랐다며 “사방에서 비명이 들렸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지난달 뉴욕주 버펄로 슈퍼마켓에서 벌어진 총기난사사건을 시작으로 텍사스주 유밸디 초등학교, 캘리포니아주 교회, 아이오와주 교회 주차장 등에서 무차별 총격사건이 전염병 처럼 번지고 있다.
이 밖에도 시카고 등 치안이 불안한 전국의 대도시에서도 총기를 이용한 각종 범죄사건이 벌어져 매주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다.
총기폭력아카이브(GVA)에 따르면 올해 들어 총격범을 제외하고 4명 이상이 총탄에 맞은 총기난사 사건이 최소 239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달 26일 유밸리 초등학교 총격 이후에만 최소 26건의 새로운 총기난사가 벌어졌다고 이 단체는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