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대혼란, 아무도 책임지지 않아
책임 떠넘기기 점입가경
김옥채 기자
워싱턴지역 백신 공급이 총체적인 난맥상을 드러내며 불만이 하늘을 찌르고 있으나 당국에서는 제대로 사과나 해명을 하지 않고 있다.
버지니아, 메릴랜드, DC를 막론하고 백신 예약을 하고 공급부족으로 인해 예약을 취소하는가 하면, 몇 시간 동안 줄을 서고도 백신을 맞지 못하는 사태가 줄을 잇고 있다. 백신 예약을 위한 웹사이트는 수시간째 불통이기 십상이다.
그럼에도 정부당국은 백신 접종 실적을 부풀릴 요량으로 접종 대상자 범위를 계속 넓히는 바람에 혼란과 무질서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 랄프 노덤 버지니아 주지사, 뮤리엘 바우저 워싱턴D.C. 시장은 한결같이 연방정부가 공급량을 늘리지 못한 탓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무능한 리더쉽의 결과물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형편이다.
도날드 밀턴 메릴랜드대학 교수는 “지역정부의 부실한 시스템을 감안하면 이미 백신이 공급되기 수개월 전부터 예약등록을 받았어야 했다”면서 “이미 작년 여름부터 직원들을 고용하고 훈련시켰어도 혼란을 막기 힘들었을텐데, 준비도 없이 덤벼들다 문제를 키우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백신 문제로 고질적인 인종불평등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대목에서 정부 무능의 결정판이 등장한다. 백인과 고소득층 등 정보접근성이 높은 계층의 백신 접종률이 더 높고 유색인종과 저소득층이 훨씬 낮게 나오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이러한 백신격차를 시정하려는 노력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역정부가 이 문제를 다루는 방식은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다’는 체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