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두창 감염 정보 통제 심해 2020년 초 코로나 사태 재연하나
김옥채 기자
워싱턴 지역에 원숭이두창 감염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당국에서 자세한 정보를 공유하지 않아 공포를 더욱 확산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버지니아 보건부는 지난 25일 버지니아 내 두번째 감염자가 북버지니아에서 나왔으나 자가격리하며 치료하고 있다는 정보만 공개했다. 언론의 질문공세가 이어지자 북버지니아 거주자이며 타주 여행에서 감염됐다는 사실만 마지못해 추가했다.
주민들은 당국의 이러한 정보통제 양상이 지난 2020년초 코로나바이러스 초기 단계와 유사하다고 우려하고 있다. 당시 메릴랜드와 버지니아에서 국지적으로 감염자가 나오는 상황이었으나 정보를 충분히 공개하지 않아 공포심을 유발했으며, 자발적인 역학 조사를 어렵게 만들었다.
유태교와 개신교 모임, 장례식 등에서 감염이 확산되던 와중에도 감염자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자세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 미국은 코로나 사태 초창기에 펜데믹 가능성을 낮게 보았으며 마스크 등의 유용성도 배제하면서 걷잡을 수 없는 사태를 맞았다.
일부 전문가들은 감염자의 감염 후 동선을 모두 공개하고 밀접 접촉자가 스스로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조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원숭이두창 감염자는 워싱턴 지역에서 모두 8명이 나왔으며 전국적으로 173건에 이른다.
이는 일주일 사이 전국적으로 30% 이상 증가한 것이다. 연방질병예방통제센터(CDC)는 전세계적으로 44개국에서 3504명의 감염자가 보고됐다고 밝혔으나 이미 일부 국가는 코로나 펜데믹 이후 역학조사 시스템이 붕괴돼 정확한 수치 집계가 어려운 상황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원숭이두창 바이러스가 명백히 진화 중인 보건 위협"이라며 "새로운 국가와 지역으로 빠르고 지속적인 확산할 우려가 있으며, 면역 결핍자, 임신부와 어린이, 노약자 등의 전염이 확산될 위험 위험성이 높다"고 밝혔다.
연방정부는 원숭이이두창 바이러스 검사를 위해 5곳의 대형 임상병리회사와 계약을 맺고 기존 주간 8천명 검사 능력에서 4만건 이상 검사 능력으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