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렌 영킨(공화) 버지니아 주지사가 취임 후 첫 타주 출장 행선지로 뉴욕을 선택하고 공화당 정치자금 기부 큰손을 잇따라 만나는가 하면 언론 인터뷰를 통해 대선 출마가능성을 열어뒀다.
영킨 주지사는 최근 연설에서 '버지니아 주민' 대신 '미국민'이라는 말을 훨씬 자주 사용하며 전국적인 인지도를 쌓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대선 출마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 "이같은 요청을 겸허히 받아들이지만, 버지니아를 위해 아직 할일이 많다"고 밝혔다. 대선 예비주자들의 상투적인 겸양인 셈이다. 인터뷰 사회자가 거듭 질문을 하자 "아직 결심을 하지 못했다"는 말을 내뱉어 속내를 들키고 말았다.
이런가운데 CBS와의 인터뷰에서는 임신 15주 낙태 금지 등을 강조해 보수 유권자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영킨 주지사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매튜 모란 전 부비서실장은 그가 최근 뉴욕 출장길에서 맨하탄의 공화당 정치자금 큰손 기부자 세명을 별도로 만난 사실을 시인했다.
지난 21일 영킨 주지사가 예산안에 서명하고 있다.
버지니아 주지사는 단임제이며 연방상원의원 2명도 민주당 출신의 전임 주지사들이 탄탄한 입지를 구축한 상황이라 영킨 주지사가 다음을 기약할 수 있는 선거는 대통령 선거 뿐이기에 대선을 앞두고 정치자금 모금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큰손 기부자를 만난 것이다. 모란 전 부비서실장은 영킨 주지사가 만난 큰손 기부자의 이름과 약속받은 정치자금이 얼마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영킨 주지사의 행보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정치경험이 전무한 영킨 주지사가 조 바이든(민주) 대통령이 10% 포인트 격차로 도날드 트럼프(공화) 전 대통령을 이겼던 버지니아에서 공화당 간판으로 주지사에 당선된 사실에 고무돼 엉뚱한 짓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비판적인종이론 등을 부각시켜 이념 갈등을 조장하는 등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전매특허인 갈라치기 행보를 보여 버지니아 내의 지지율도 높지 않다고 일부에서는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