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3년만에 1300원대로 올라서면서 한인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특히 유학생들은 환율 부담에 울상 짓고 있다. 버지니아 1176명 등 워싱턴 일원에는 총 2127명 한인 유학생들이 거주 중이다. 한국에서 송금을 받아왔던 유학생들은 학비인상과 인플레라는 이중고에 더해 환율 상승까지 더해져 자구책 마련에 힘쓰고 있다.
조지워싱턴 대학에서 유학하는 김승우 군(22)은 "환율로 잃게되는 돈만큼 용돈과 식사를 줄이려고 한다"고 말했다. 동대학 이 모 양(21)은 "환율도 문제지만, 경기침체로 자칫 학비 때문에 한국으로 돌아가야 할 상황이 생길까봐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조지 메이슨 대학 박 모 군(24)은 "항공료가 너무 비싸 한국행도 포기하고 친구 집에 방학동안 얹혀 사는 상황"이라고 자신의 처지를 전했다. 그는 "늘어난 학비를 한국에 계신 부모님께 말하기도 죄송한데, 환율까지 높아져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23세 대학생 딸을 미국에 유학보낸 김모(52)씨는 "환율에 따라 몇십만원 차이가 나다보니 이젠 용돈주기도 부담스럽다"며 "미국 내 물가도 너무 올라 생활비도 이전보다 많이 든다"며 오른 환율을 걱정했다.
유학생들은 살림 규모를 최소화하면서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고 있다. 가뜩이나 인플레이션으로 물가가 오른 상황에 환율까지 덮쳐 기본생활 이외에 여유비는 없는 상황이다. 송금이 일시 중단되거나 송금액이 기본 생활비에 모자랄 경우 일단 신용카드로 생활비를 꾸려나가기도 한다. 환율이 떨어지면 갚겠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유학생 신분으로 신용카드를 받을 수 있는 이들은 적기 때문에 대부분 유학생들은 이 방법마저도 어렵다.
한편 한국무역협회(KITA)에 따르면 14일 원달러 환율은 1313.5원이다. 지난 11일은 13년 만에 최고치인 1316원까지 뛰었다.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9년 4월 1325원 이후 가장 최고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