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들은 아시아계와 연대해 미국내에서 정치력을 발전시켜야 한다.", "3세대 한인들은 한인으로서 직접적인 정체성 교육을 받기 힘들지만, 대한민국의 문화, 경제적 위상 강화로 '미국인'이자 '한인'으로서의 아이덴티티를 추구 할 것이다." 이상이 주미대사관이 14일 주최한 재외동포 정책 세미나의 골자였다.
이 날 세미나에서는 하상응 교수와 김대영 교수가 각각 '미국 이민정책 동향 및 한국어의 함의'와 '재미동포사회 현황진단 및 발전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서강대학교에서 정치학 교수로 재직중인 하상응 교수는 “다양성 투명성 개방성이 높은 나라가 미국이다. 하지만 트럼프 이후 조금 흔들리는 양상을 보인다”며 “미국은 이민의 나라, 개방적임에 틀림없지만 이민을 제한하는 시기도 존재했다는 근거하에 이민을 제한할 정책을 할 수도 있다”고 전망 했다.
서강대학교에서 정치학 교수로 재직중인 하상응 교수
이어서 하 교수는 “방글라데시, 중국, 파키스탄등을 포함한 아시안계 이민자들의 증가 속도가 전체 이민자 중 가장 빠르다”고 지적했다. 팬데믹 이후 증가한 아시안계 이민자들에 대한 차별과 폭력에 대해서는 “아시안계 이민자들은 흑인과 달리 ‘바깥사람(outsider)’ 취급을 받고 있으며 사회적 지위, 학벌이 좋다 하더라도 백인들이 인사이더(insider) 즉 주류사회인으로 인정해주지 않는다면 절대 차별을 해결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이와함께 하 교수는 “한국 뿐만 아니라 아시아계 전체가 하나의 공동체에 속한 사람들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인들이 일부 ‘로컬’에서는 큰 영향력을 펼칠 수 있으나 연방차원에선 큰 역할을 할 수 없는 비율"이라며 "사회가 규정하는 ‘인종’으로 ‘아시안계 이민자들’ 카테고리 안에 들은 사람들이 동질감을 가져야한다"고 말했다. 소수계의 연대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조지메이슨대학 사회학 교수로 재직중인 김대영 교수는 “차세대는 3세대 한인 이민자, 미국에서 태어난 한인으로서 이전과 다른 세대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그들이 “세대적으로 한인 이민자의 감소로 인해 한인 정체성을 유지, 보존하기 힘든 환경의 변화를 경험하고 있어 그들을 위한 정책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조지메이슨대학 사회학 교수로 재직중인 김대영 교수
이어서 김 교수는 “한인 이민자들이 미국사회에 빨리 적응을 해 ‘미국인’의 모습을 보여야한다는 것은 과거의 이야기이며, 최근엔 미국인,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모두 지키려는 양상을 보인다”고 언급했다. 또한 “3세대 자녀들은 희미한 한인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게 현실이지만 부쩍 신장한 한국의 문화, 경제적 위상을 근간으로 한 음악, 음식, 종교 등의 요소를 통해 한인 정체성을 유지하거나 키울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는 한인 단체장 및 관계자들 5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활발한 질의응답 시간을 가지며 한인동포사회 발전을 위해 토론했다. 한편 권세중 워싱턴 총영사는 “세대교체가 이뤄지는 요즘 동포사회, 미주사회를 하나로 묶어주는 단체, 기구, 행사가 필요하다”며 "한인사회의 번영과 발전을 기원한다”고 소감을 전했다.